코카-콜라 광고 카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30여 년의 변천사!

2017. 10. 31

코카-콜라 광고 카피
130년 역사를 보면 세계사가 보인다
 

‘코카-콜라’ 하면 함께 떠오르는 광고 카피들은 지난 130여 년간 다양하게 변화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단순히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감성을 표현한 카피들은 ‘현대 마케팅의 교과서’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대공황이나 석유 파동 등의 경제 위기와, 세계대전이나 냉전시대와 같이 정치적∙사회적으로 우울했던 시기 등이 코카-콜라 광고 카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 그럼 이제 코카-콜라와 함께 세계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미국 금주법 시대
혜성처럼 떠오른 코카-콜라

(1906년 ‘위대한 비알코올 음료(The Great National Temperance Beverage)’ 광고)
 

자유의 나라, 미국도 술에 엄격했던 시절이 있었다. 17~18세기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은 이 시기에 술의 소비량이 급증하자 정치인과 종교인이 중심이 되어 금주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오히려 술 소비량은 더 늘어났고, 1851년에는 미국 최초로 메인(Maine) 주가 금주법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코카-콜라가 처음 출시된 1886년에는 코카-콜라의 고향인 조지아 주에서도 금주법이 시행됐다. 코카-콜라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존 펨버턴(John Pemberton) 박사는 당시 코카-콜라가 술과는 전혀 다른 음료임을 강조하기 위해 ‘마시자 코카-콜라(Drink Coca‑Cola, 1886)’ 라는 광고 카피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04년에는 ‘맛 좋고 상쾌한(Delicious And Refreshing, 1904)’이라는 카피로 코카-콜라 맛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고, 1906년에는 ‘위대한 비알코올음료(The Great National Temperance Beverage, 1906)’라는 보다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카피가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1920년 미국 전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자, 코카-콜라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1929년 세계 대공황
"힘들 땐 코카-콜라와 함께 해요"

(상쾌함과 편안함이 돋보이는 1920년대 광고 포스터)
 

1929년에 등장하는 ‘상쾌한 이 순간(The Pause That Refreshes, 1929)’이라는 카피는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를 주며 사랑을 받았다. 코카-콜라와 함께 잠깐이라도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음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준 것이다.

같은 해 10월, 뉴욕 주식시장의 폭락과 함께 세계 대공황이 시작되면서, 미국 경제는 암흑의 길로 들어섰다. 그때 코카-콜라는 ‘힘들 땐 코카-콜라와 함께(when it’s hard to get started with Coca‑Cola, 1929)’라는 따뜻한 광고로 동시대 사람들을 위로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코카-콜라도 함께 갑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광고 포스터)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코카-콜라의 광고 카피도 ‘코카-콜라도 함께 갑니다(Coca‑Cola Goes Along, 1939)’로 바뀌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전쟁이라는 현실에 처할 수밖에 없는 병사들에게 코카-콜라는 ‘우리도 함께 한다’는 동반자적인 마음을 표현하여 호응을 얻었다.

한편 1941년 일본이 미국 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진주만을 폭격하자 미국은 참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당시 코카-콜라의 CEO였던 로버트 우드러프(Robert Woodruff)는 “회사의 부담이 크긴 하지만, 군인들이 전쟁터 어디서나 5센트로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게 하겠다”고 발표하고,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내내 미군이 배치되는 모든 전쟁터에서 코카-콜라를 한 병당 단돈 5센트로 공급했다.

이렇게 해서 전쟁 기간 동안 10개의 코카-콜라 해외 공장이 세워졌고 50억 병의 코카-콜라가 공급되었다.

1940~50년대 자동차 전성시대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

(고속도로 자판기가 돋보이는 1940~50년대 광고 포스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0년대 미국에서는 자동차 전성시대가 열렸다.

당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각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도로망을 대대적으로 정비했고,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코카-콜라의 광고 카피도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코카-콜라, 도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어요(Coca‑Cola, Along the Highway to Anywhere, 1949).

고속도로 자판기 등 차를 운전하고 가는 곳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코카-콜라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코카-콜라가 이제 ‘국민 음료’가 되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카피이기도 했다.

1970년대 초 반전 운동
"온 세상 사람들에게 코카-콜라를 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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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으로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코카-콜라 Hilltop 광고 음악)
 

1960년대는 베를린 장벽과 베트남 전쟁 등으로 동서 간의 냉전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1969년 베트남전 철수를 골자로 하는 ‘닉슨 독트린(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가 직접 챙기라는 닉슨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이 발표되면서 냉전이 끝나고 점차 해빙기로 들어선다.

그 무렵 코카-콜라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이탈리아 로마 인근의 한 언덕 위에 모여 한 손에는 코카-콜라 병을 들고 함께 ‘세계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르는 ‘힐탑(Hilltop)’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속 음악은 미국의 반전 열기와 맞물려 평화와 화합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주제가가 되었다.

노래 가사에는 코카-콜라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화합과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 카피 ‘오직 그것뿐(It is the real thing, 1971)’이 포함되었지만, 그보다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코카-콜라를 사주고 싶어요(I’d Like to Buy the World a Coke, 1971)’라는 가사가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 석유 파동
"코카-콜라와 함께 웃어요"

(보기만 해도 편안한 웃음이 지어지는 1970년대 코카-콜라 광고 포스터)
 

1970년대는 미국의 암흑기이자 쇠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차례의 석유 파동으로 미국 경제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라는 악재에 시달렸다.

코카-콜라는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동안 ‘즐거움을 더해주는 그 순간엔 코카-콜라(Coke Adds Life, 1976)’로, 2차 석유 파동 직후인 1979년에는 ‘코카-콜라와 함께 웃어요(Have a Coke and a Smile, 1979)’라는 카피로 ‘어렵지만 코카-콜라와 함께 일상 속의 작은 기쁨을 즐기며 웃음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990년대의 세계화
"언제나 코카-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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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코카-콜라’ 광고 캠페인을 통해 데뷔한 북극곰)
 

1990년대 소련의 붕괴와 함께 냉전시대가 끝나고, 거대한 세계화의 물결이 지구촌을 뒤덮었다. 그 무렵 코카-콜라는 ‘언제나 코카-콜라(Always Coca‑Cola, 1993)’라는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 코카-콜라의 마스코트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북극곰이 이때 처음 등장하였고, 공동체의 화합, 우정, 사랑 등을 주제로 7년 동안 120편 이상의 광고가 만들어졌다.

코카-콜라와 함께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고, 코카-콜라를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2000년대 후반 세계 금융위기
"행복을 여세요"

(코카-콜라를 열면 행복이 온다! ‘행복을 여세요’ 캠페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2009년, 코카-콜라는 역설적으로 ‘행복을 여세요(Open Happiness, 2009)’라는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세상에 선보였다.

사람들에게 일상의  행복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열었다. 특히 동전을 놓으면 코카-콜라가 무한대로 나오거나 예쁜 꽃이 나오는 등 다양한 선물을 주는 ‘해피니스 머신(Happiness Machine)’ 이벤트가 큰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저 성장과 장기 침체
"이 맛, 이 느낌!"

(코카-콜라와 함께 하면 일상이 더 짜릿해진다! ‘이 맛, 이 느낌(Taste the feeling, 2016)’)
 

장기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2016년 코카-콜라는 7년 만에 새로운 광고 캠페인 ‘이 맛, 이 느낌(Taste the feeling, 2016)’을 선보이며 코카-콜라 본연의 짜릿하고 시원한 맛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코카-콜라를 마시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열정적으로 악기를 연주한 뒤 마시는 시원한 코카-콜라 등 짜릿한 코카-콜라와 함께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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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와 함께 한 130년 세계사처럼, 앞으로의 100년 아니 그 훨씬 뒤에도 코카-콜라는 언제나 동시대와 호흡하며 사람들과 함께 웃고 기뻐하고 슬플 때 위로가 되는 음료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