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어떻게 음료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나?

어느 날, 칵테일 바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 근무하는 바텐더는 단골손님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래서일까. 그를 찾아온 손님들의 주문 방식도 매우 자유로웠다. "OO 음료를 베이스로 레몬향이 더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깔끔하지만, 살짝 달달하면 좋고요."라는 식으로 주문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바텐더는 손님들이 원하는 맛을 아주 조화롭게 만들어서 가져다 주곤 했다. 손님들은 그 음료에 자신만의 애칭을 붙여 부르기도 했다.

만약 이런 경험이 자판기에서도 가능하다면 어떨까?

코카-콜라 프리스타일 머신은 각자의 입맛과 취향에 딱 맞는 음료를 제공해주는 '자판기계의 바텐더'다.

보통의 자판기는 10개 내외의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2009년 코카-콜라에서 출시한 프리스타일 머신은 200여 가지 음료 옵션을 디티일하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길을 걷다 '진저에일에 스프라이트와 레몬향을 더해 좀 더 상큼하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프리스타일 머신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프리스타일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료 조합을 만들고 있다. 디테일하게 비율(%)까지 지정할 수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이 만든 음료의 이름은 Awesomeness!)
 

이 혁신적인 자판기가 출시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프리스타일 음료를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다.

스프라이트 피치 등 오직 프라스타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가 무려 100여 개 이상 포함되어 있어, 더 새롭고 다양한 음료들을 만들어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음료를 조합해보려 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항상 마시는 것만 마실 때가 있다.

그래서 지난 6월, 코카-콜라는 사람들이 가진 각자의 시그니처 레시피를 받아보기로 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프로 혼합러(?)'들을 대상으로 "Make Your Mix(당신의 믹스를 만들어보세요)" 콘테스트를 진행한 것.

200여 가지 음료 옵션 중 자신이 추천하는 음료 조합을 SNS에 #MakeYourMixContest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하도록 했다.

최종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무려 1만 달러. 콘테스트가 시작되자, 미국 전역에 숨어 있던 음료 장인, 아니 프리스타일 장인들은 자신만의 아주 비밀스럽고도 특별한 레시피들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최종 후보로 선정된 5개의 레시피다.

코카-콜라 체리 제로 + 하이씨 체리 + 미닛메이드 스파클링 라임에이드
(Cherry Coca‑Cola® Zero + Cherry Hi-C + Minute Maid® Sparkling Limeade)

"십 대 때 제가 일했던 레스토랑에서는 아이스크림과 탄산음료를 팔았어요. 쉬는 시간에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게 유일한 낙이었죠.

탄산 가득한 코카-콜라에 라임 셔벗 한 스쿱을 퐁당 빠뜨린 다음, 마라스키노 체리를 얹어 마시는 거예요. 탄산과 달콤함, 톡 쏘는 맛이 아주 조화로웠어요."

씨그램 진저에일 + 멜로옐로 라즈베리 피치 + 하이씨 라즈베리 라임
(Seagram's® Ginger Ale + MelloYello® Raspberry Peach + Hi-C Raspberry Lime)

"저는 힙합 아티스트이고, 음악에서도 많은 프리스타일을 시도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음료도 저만의 프리스타일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씨그램 진저에일에 멜로옐로 라즈베리 복숭아로 가벼운 풍미를 더했죠. 하이씨는 어릴 때 정말 좋아했던 음료에요. 과거와 현재의 즐거운 만남이랄까요?" 

하이씨 오렌지 + 미닛메이드 스파클링 라임에이드 + 환타 포도
(Orange Hi-C + Minute Maid® Sparkling Limeade + Fanta® Grape)

"아이들은 저에게 영감의 원천이에요. 그들은 밝은 색과 반짝거리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죠. 이 음료를 마시고 나면, 당신도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지도 몰라요!"

씨그램 진저에일 + 파워에이드 라즈베리 + 다사니 스파클링 레몬 라임
(Seagram's® Ginger Ale + Powerade® Raspberry +DASANI® Sparkling Lemon-Lime)

"요즘처럼 덥거나, 기운이 축축 쳐질 땐 에너지와 활기를 되찾아주는 상쾌한 음료 생각이 간절해져요. 그때마다 전 씨그램 진저에일, 파워에이드 라즈베리, 다사니 스파클링 레몬 라임의 조합으로 나른한 오후를 깨운답니다."

레몬에이드 + 오렌지 환타 + 코카-콜라 체리
(Lemonade + Orange Fanta® + Cherry Coco-Cola®)

"어린 시절 폴란드에 살 때,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이 큰 행복이었어요. 당시 제가 살던 곳에서는 코카-콜라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거든요. 이제  미국에 거주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코카-콜라는 여전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에요.

특히 새콤달콤한 레몬과 오렌지, 체리가 조화를 이루는 이 조합은 완벽한 시너지를 내요. 상큼하지만 깊이 있고, 다채로운 맛을 완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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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창의적이고, 재미있고, 맛있는 음료 조합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음료의 맛도 기대되지만, 음료를 둘러싼 추억과 이야기, 시간은 그 음료에 대한 가치와 기대감을 더 높여준다. 

이번 콘테스트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5개 음료는 미국 전역에 있는 5만여 개의 코카-콜라 프리스타일 머신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음료를 만든 주인공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코카-콜라 프리스타일 머신은 사람들을 '소비자'이자, '적극적인 생산자'로 만들고 있다.

자신이 마시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 마신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음료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는 프리스타일 머신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 받아, 사람들이 요즘 어떤 맛을 많이 찾는지, 어떤 조합이 가장 인기 있는지 등도 파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에 출시한 스프라이트 레모네이드와 오렌지 바닐라 코-크도 프리스타일에서 인기 있는 음료 조합을 브랜드화한 경우다.

이번 콘테스트의 결과 또한 어떻게 흘러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모든 것은 회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소비자들의 생각과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가 만들어가고 싶은 음료 문화. 그것은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나 열려있는 오픈 마인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움과 즐거움. 프리스타일(freestyle)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