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젊은 친구, 신사답게 마셔!” 영국 신사의 음료, 슈웹스의 모든 것

2023. 02. 06

깔끔한 수트에 중절모를 쓰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든 신사의 모습. 영국 하면 바로 떠오르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의 이미지다. 언제, 어느 순간에도 예의범절을 신경썼을 영국 신사들은 과연 언제 휴식을 즐겼을까? 추측컨대, 아마 슈웹스(Schweppes)를 마시는 순간만은 긴장을 풀고 한껏 느슨한 표정을 지었을 것 같다.   

잠깐, 슈웹스를 모른다고? 한국에는 2012년에 출시되어 역사가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그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슈웹스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때로 한 번 돌아가보자!  

영국 신사는 슈웹스를 마셨다. 무려 1783년부터!

지금으로부터 무려 240년 전인 1783년. 당시 시계 기술자이자 무역 보석상으로 일했던 제이콥 슈웹(Jacob Schweppe)은 과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아마추어 과학자가 되었다. 탄산 관련 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오랜 노력 끝에 영국의 천재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가 발견한 탄산음료 제작 기술을 개선했고, 자신만의 탄산 미네랄 워터 제조 공정 특허를 받는 데 성공했다. 

(제이콥 슈웹(Jacob Schweppe)의 사진 / 이미지 출처: 슈웹스 독일 웹사이트)

하지만 슈웹스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 방법을 안다고 해서 당장 완벽한 탄산음료를 대량으로 만들어 팔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당시에는 탄산음료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불명확했는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병의 구조였다. 당시에는 도자기 병에 음료를 채운 후 코르크 마개로 닫았는데, 코르크와 도자기 모두 공기가 잘 통하는 재질이었기에 탄산이 쉽게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탄산음료의 알파요 오메가인 ‘탄산’이 병에서 빠지지 않게 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부드러운 스파클링, 답은 에그 보틀에 있었다.

(이미지 출처: 슈웹스 미국 웹사이트)

제이콥 슈웹은 고민했다. 도자기와 코르크를 능가하는 신소재를 만들 수는 없으니, 이들을 활용한 새로운 용기를 떠올려야 했다. 머릿속에서 수백, 수천 개의 디자인을 떠올리던 그에게 마침내 영감이 찾아왔다. 바로 에그 보틀! 세워서 보관하기 위한 평평한 바닥이 아닌, 계란처럼 바닥이 둥근 독특한 형태의 용기였다. 세울 수 없으니 눕혀서 보관해야 하는데, 눕혀두면 코르크가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탄산이 더욱 오랫동안 남아있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슈웹스의 에그 보틀은 탄산을 유지해주는 최초의 병으로 화제가 되었다. ‘병 속의 번개(Lightning in a bottle)’라는 멋진 별명부터, 음료를 마시는 중간에 함부로 병을 내려놓을 수 없었기에 ‘드렁큰 보틀(Drunken bottle)’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걸 보면 확실히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듯하다.

스파클링 음료로서 최고의 명성을 얻은 순간들

(영국 윌리엄 4세의 사진 / 이미지 출처: 슈웹스 미국 웹사이트)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 영국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증명한 슈웹스는 영국 왕실에까지 그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1836년 왕실에 공급되는 스파클링 음료의 주요 업체로 선정된 슈웹스는 영국의 윌리엄 4세로부터 임명 보증서를 받는 영광을 얻었다. 켄트 공작부인(Duchess of Kent)과 빅토리아 여왕(Queen Victoria)이 슈웹스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슈웹스는 더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로부터 15년 후, 슈웹스는 다시 한번 진가를 인정받았다. 1851년 런던의 하이드 파크(Hyde Park)에서 열린 대영 박람회(Great Exhibition)의 공식 음료로 선정되면서 수많은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슈웹스는 4톤의 유리로 만든 27피트의 거대한 분수를 현장에 설치하여 전 세계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그들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1851년 런던 대영박람회에 놓인 슈웹스 크리스탈 분수 그림 / 이미지 출처: 슈웹스 호주 웹사이트)

(현 슈웹스 로고 / 이미지 출처: 슈웹스 미국 웹사이트)

슈웹스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된 이 분수는 지금의 슈웹스 로고에서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슈웹스의 세계적인 명성이 오래전부터 쌓여왔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chweppes는 여전히 Schweppervescence!

1939년 제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며 독일의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슈웹스도 잠시 모습을 감추게 되었다. 당시 영국이 전시 체제로 돌입하며 슈웹스의 생산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쟁이 끝나면 분명 슈웹스가 돌아올 것이라 굳게 믿었고, 이에 슈웹스는 제품을 생산할 수 없음에도 광고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언젠가 슈웹스가 다시 돌아오는 순간, 슈웹스와 함께 전쟁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는 소비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슈웹스란 브랜드를 더욱 깊숙이 각인시켰다.

전쟁은 1945년에 끝났지만 바로 슈웹스를 생산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슈웹스는 "What you need is Schweppervescence"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홍보를 이어갔다. 1946년 6월 8일 런던에서 열린 승전 퍼레이드 현수막을 통해 처음 공개된 ‘Schweppervescence’라는 단어는 Schweppes(슈웹스)와 effervescence(거품이 나다)의 합성어로, 슈웹스만의 부드러운 탄산 품질이 선사하는 느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코카-콜라 UK 슈웹스 아티클 썸네일)

이후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슈웹스가 재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은 마시는 내내 지속되는 슈웹스의 부드러운 탄산을 다시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마침내 Schweppervescence의 진정한 의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Schweppervescence”가 적혀 있는 1966년 미국의 슈웹스 광고 / 이미지 출처: 슈웹스 미국 웹사이트)

이처럼 긴 역사를 거쳐온 ‘신사의 음료’ 슈웹스는 현재 영국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부드러운 탄산으로 일상 속 상쾌함을 선사하는 슈웹스는 나라마다 판매되는 제품군이 조금씩 다르니,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슈웹스를 찾아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한국에서도 신사답게 마시자. 슈웹스 레몬토닉! 

현재 한국에서 판매 중인 슈웹스 레몬토닉. 누가 영국 출신 아니랄까봐 패키지에서부터 영국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뚜껑을 따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레몬의 향. 한 모금 마셔보면 마치 샴페인의 가볍고 우아한 탄산처럼 톡톡 튀면서도 가벼운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마실 때부터 마지막 남은 한 모금까지 부드러운 탄산을 유지하는 젠틀함까지 갖췄다. 이래서 스파클링 음료계의 신사라 불리는 거겠지?

슈웹스 레몬토닉을 마실 땐 빠르게 원샷하기보단 한 모금씩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한 병을 다 마실 동안 지속되는 부드러운 탄산은 뒤죽박죽 엉켜버린 생각들로 가득해진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리해주고, 상큼하면서도 세련된 레몬 향은 나만의 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슈웹스 레몬토닉 제품은 편의점, 코-크 플레이 앱, 온라인 채널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40년 동안 동안 사람들의 일상 속 상쾌함을 채워준 슈웹스. 앞으로도 부드럽고 은은하게 역사를 써내려가며 오랫동안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chweppervescence

에 이은 새로운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유행은 돌아오는 거야!’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슈웹스의 모습을 머지않은 미래에 볼 수 있길 기대한다.